일 년 만에 글을 발행하게 되는 내 티스토리,,
그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선 연애 1주년이라는 점과, 연애를 하다 보니 살이 포동 하게 올라
병원에서 다이어트약을 처방받아 반년 정도에 무려 -20kg 넘게 체중감량도 했다.
그리고 인천에서 안산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으며
온세계가 떠들썩한 코시국이지만 다행(?)인지 코로나 검사는 한차례 더 받았지만
아직까지는 무감염자이다.
기록하고 무언가를 전달하는 일은 참 소중하고 중요한 일이었다.
처음 티스토리를 시작할 땐 자가격리+무직자였던
내가 자가격리 해제와 동시에 연애를 시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바빠짐+정신이 나가면서 작심삼일 유령 블로그가 될 수밖에 없었다.
중간중간 계속 들어오면서 포스트를 올리고 싶었지만
일끝 나기 무섭게 잠들고 눈뜨기 무섭게 출근하는 쳇바퀴 같은 일상과
쉬는 날에는 어김없이 부족한 잠 채우기와
일요일밖에 스케줄이 맞지 않는 남자친구랑 데이트하기 바빴다.
이건 뭐 핑계라고 하면 핑계일 수 있는 부분일 테고 뭐..
어찌 됐든
내가 기록하려 하는 것은 우울증 이야기다.
내게는 절대 오지 않을,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내 주변 지인들이 호소할 때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던 그 우울증.
그게 내게도 찾아올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개개인마다 발병하는 아주 정확한 이유는 원인은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어렸을 때 자라온 성장과정, 삶의 경험, 각종 스트레스나 경험에 의해 따라 혹은 약물 등의 원인이나
더 많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난 모든 것이 결합되어 소소한 것들이 쌓이고 쌓여
마치 용암이 터진 것처럼 수많은 날들을 이유 없는 눈물과 함께 보내야만 했다.
처음에는 직장에서 스트레스받아서, 내가 요즘 좀 외로워서,
가족과 싸우게 되어서, 갑자기 처방이 바뀐 다이어트 약을 먹어서 그런 줄만 알았다.
3일 전까지만 해도 내 상태를 정확하게 말하면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로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났고
살면서 처음으로 '내가 왜 살고 있지?'라는 생각이 수도 없이 났으며
걸어가다가도, 자전거를 타면서도
수시로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여
무기력함에 청소도, 빨래도 미뤄놓는 성격이 못되는데 일절 하지 못했고
집중력은 물론 식욕이 지구 끝까지 떨어져 일의 성과뿐만 아니라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 누가 억지로 챙겨주지 않으면 혼자서는 밥도 챙겨 먹지 못했다.
또한 기억능력까지 상당히 저하되어 방금 전에 가지러 가야지 하고
일어났으면서 내가 뭘 가지러 가려고 했는지 까먹기 일수였고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데워놓고 깜빡해서 이틀이 지나고 알게 되는 둥..
이전에는 전혀 없던 행동들을 경험하며 이대로는 죽겠다 싶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이럴 때 보면, 죽고 싶다가도 죽겠다 싶어 병원을 찾는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그래서 정신과 치료에 대해 검색을 하기 시작했고
유튜브나 네이버 등 각종 사이트에 매일 "우울증"이란 녀석에 대해 검색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엔 내가 우울증인지 몰랐는데
여러 가지 증상들이 상당수 내가 겪고 있는 증상이었고
휴무가 평일은 격주로 있기 때문에 직장 근처에 그나마 평이 많이 올라와있고
너무 작은 규모도 아니며 상담도 길게 봐주신다는 곳을 알아봐서 어렵게 용기 내어
처음 방문하게 된 정신과에서는
다소 까칠하게 맞이해주셨지만 보험 관련 문제 때문에
초진 오는 분들에게는 그렇다고 간호사분께서 잘 안내해주셨다.
이날 나는 무슨 사형선고받은 사람처럼
의사 선생님 앞에서 펑펑 울었는데
진단을 쉽게 얘기하자면, 교통사고로 따졌을 때 전치 15주에 해당하는
상당한 중증의 우울 상태라고 하셨다.
진료의뢰서를 써드릴 테니
당장 큰 병원으로 가서 입원하시라고 권유하셨는데
가족들에게 얘기하라고 하셨지만 그건 쉽지 않은 선택인 듯싶어 다른 병원도 일단 가보자 싶었다.
그래서 나는 다음 휴무날까지 기다리기로하고
또 울고 불고~
정신이 코에 붙었는지 어디 붙어있는지 모를 1주일을 기다렸다.
이번에는 동네의 작은 정신과..
약력 그런 거는 볼 줄 모르나
첫 번째로 방문한 병원은 다소 쿨한 편이지만 말을 쎄게 하시는 선생님이었다면
두 번째로 방문한 이곳은 자상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 더 부드러운 의사 선생님 이셨고
지난번에 이런 이유로 다른 병원을 갔으며 입원을 권유하였고 솔직하게
다른 병원의 의견도 들어보고 싶다고 얘기드렸다.
공통되는 부분은 스트레스 관련 부분과
내가 먹었던 다이어트 처방약에 대한 부분이었고
이 병원에서는 다이어트 약은 당장 끊을 것을 권유하고 약을 처방해 줄 테니 1주일 뒤에
다시 방문해서 결과를 보고 결정해보자고 하셨다.
아, 그리고
정신과 검색을 하다 보니
비용적으로 여러 가지 궁금해하던 부분들이 많던데
내가 간 곳들은 종이로 된 설문지 작성 등은 하지 않았고
첫 번째 병원은 30~40분 정도 상담시간 소요, 초진 비용은 진료의뢰서 포함 14,300원 나왔고 약은 안 주셨다.
두 번째 병원은 상담 10분 정도 소요, 초진 비용 8,100에 약값 3,200원으로
전혀 부담이 되는 금액은 아니었다.
다만 정신과 진료 기록은 보험 가입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한 듯.
우선 오늘 처방받아온 약은
항우울 관련 약인데, 효과가 있을지는 며칠 지나 봐야 알 것 같다.
그래도 병원에 다녀오고 나서 원인을 대략적으로 알게 되고
약을 먹고 나니 평소보다 조금은 괜찮아진 듯한데 경과는 좀 더 지켜보기로 하고
이번 기회로 꽤나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검색해보고 있고 앓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첫날 병원에 다녀오고서 극단적으로 선택할 뻔했던
나는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를 만큼 호전된 것도 사실이고 (사실 그날 엄마에게 유서까지 썼다..)
지독하게도 깜깜했던 2월 11일. 그리고 2022년 2월 14일.
남들은 발렌타인 데이라고 기억하겠지만
나에게는 조금 다른 의미의 오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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